ABOUT WORK
식물과 함께 작업하는 그의 영역은 흙과 땅 이외에도 클래스와 활자, 스튜디오 등을 넘나든다.
작가님의 작품은 크게 외부 요청에 의한 식물 설치와 교육, 식물 소재의 사진과 글 작업으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국내의 야생초목을 소개하고 외부 공간의 식물 설치, 교육, 텍스트, 사진 작업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화분에 심는 ‘플랜티드(PLANTED)’ 작업 이외 사진과 그 밖의 재료로 인쇄된 ‘프린티드(PRINTED)’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서는 야생초목 수업을 진행하며 외부 공간의 식물 설치는 요청 시 선별적으로만 응하고 있습니다."
‘식물의 취향’으로 이어진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의인화된 식물의 브랜딩에는 작가의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브랜딩을 하면서 느낀 건 네이밍이란 결국 쉽고 명확하며 콘텐츠를 드러내면서도 장기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식물의 취향’은 특별한 고민 없이 떠오른 이름이었고, 원하는 방향과 잘 맞아 고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있게 설명하면, 우리가 생활하면서 매 순간 선택하는 ‘의식주(衣食住)’의 취향처럼 식물에게도 취향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에게 ‘의’란 화분일 것이고, ‘식’은 해당 식물군에 맞는 적절한 흙, ‘주’는 식물이 놓이게 될 공간인 셈이죠. 이는 ‘식물의 취향’이면서 결국 원예가 박기철의 ‘식물 취향’이기 때문에 이중적이기도 합니다. 오래 전부터 하나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브랜드와 공간, 전시, 책 출간을 희망했는데, 어느 카테고리에 적용해도 말이 되는 이름이 바로 ‘식물의 취향’이었습니다. 참고로, 요즘 유행하는 이름들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의 집합으로 이뤄졌거나 예쁜 말들의 조합, 자신만 아는 의미와 영문의 약자, 비문 등으로 만드는데, 저는 이런 방법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각기 다른 식물을 볼 때마다 자신의 다른 취향의 발견을 할 것 같습니다. 최근 발견한 식물의 취향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의 취향이 완고하고 동일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을 작업하더라도 하나의 브랜드, 한 명의 작업자가 떠오르는 결과물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식물의 취향이 곧 저의 미감과 취향에서 나온 ‘식물의 취향'이므로 특별히 어떤 접점을 찾지 않아도, 애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식물을 담고 있는 화기 역시 중요할 텐데요,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분재 1세대 선생님들에게 화분을 공급하던 도예가들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또한, 이름이나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기물들이 전국에 유물처럼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발굴하는 과정도 즐깁니다. 이는 스튜디오 바닥의 인테리어 요소 중 하나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오랜 식물 작업을 통해 어떤 결과들을 얻으셨나요?
“재료의 변형, 설치의 문맥을 달리한 식물 작업을 소개해 왔습니다. 분재 혹은 야생화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야생초목’이라는 식물 카테고리를 대중에게 소개한 것을 만족스럽게 여깁니다."
클래스 운영은 언제 시작했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처음 스튜디오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매주, 매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별적으로 진행하는 외부 업무보다 스튜디오 내부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좀 더 즐겁게 생각합니다. 수업은 기본 과정과 정규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본 과정의 경우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진행됩니다.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유인물 혹은 필기 수업이 아닌, 실제 식물 작업에 집중하고 개별 수강자의 감각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평일과 주말, 오후/저녁반으로 구성돼 있고 2인 이내로만 구성됩니다. 정규 과정은 취미 및 전문가를 위한 야생초목 강좌입니다. 후반 작업 확대(특수기법), 브랜딩, 시장 조사, 콘텐츠 개발, 영업운영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